안녕하세요. 마이찬 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저는 지금 육아 휴직 중입니다. 
6개월 휴직 신청을 했는데 어느덧 3개월이나 지나 버렸네요. 처음에는 육아 휴직만 쓰면 그동안 못했었던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막상 써 보니 그렇지 않네요. 
회사 다닐 때는 몰랐는데 육아가 쉽지 않습니다. ㅋㅋ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빠 육아 휴직을 신청하고 준비하면 느낀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육아 휴직을 이미 써보신 아빠 & 엄마들에게는 이전에 경험해 봤던 이야기일 것이고, 아직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궁금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순조로웠던 직장 육아 휴직 신청

일단 아빠 육아 휴직은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 안 쓰는 아빠들이 더 많기 때문에 직장에 말을 꺼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엄마의 경우는 출산을 하고 어린이집 보낼 때까지 보통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아빠의 경우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보통 아빠 육아 휴직을 사용한다고 하면 "왜?" 라고 무슨 특별한 사유가 있는지 물어 봅니다.  이 부분이 직장에 이야기 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뭔가 적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물론 당연히 육아 때문이기는 한데, 그냥 단순 육아 때문이라고 하면 어린이집을 보내거나 아내가 육아를 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 팀장이나 윗선(?)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적당한 이유가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육아 휴직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한 가지 이유가 아니라 당시에 어머니도 많이 아프시고 여러 가지(?) 복합적이었는데 집안 사정이나 이런 저런 부분들을 다 설명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해서, 그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던 첫째 육아 & 둘째 준비 때문에 육아 휴직을 쓴다고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첫째를 돌보면서 둘째 가질 몸 만드는게 잘 안되서 제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년 하반기 정도에 둘째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쯤에 육아 휴직을 6개월~8개월 정도 사용하겠다고 1년 전에 미리 팀장에게 말을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아빠 휴가를 쓴다고 하신 분이 두분 더 계신데 모두 배우자 직장 복귀, 자녀 보육을 도와 주시던 친정 부모님에게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 같이 대부분은 자녀를 돌보던 상황이 바뀌게 되어 아빠가 아이를 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는 달리 아빠 육아 휴직 사용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고, 회사에서도 아빠 육아 휴직에 대한 인식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 난감한 경제적 현실

육아 휴직을 신청하고 막상 시기가 다가 오니 이제는 경제적인 현실이 점점 눈앞에 다가 왔습니다. 솔직히 준비하면서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 입니다.

육아 휴직 기간에 줄어든 소득으로 어떻게 생활비며, 대출금을 어떻게 감당해야할 것이냐..

회사 다니는 중에는 월급날에 따박따박 돈이 들어오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지만, 저희 같은 외벌이 부부는 이제 휴직을 하면 육아 휴직 급여 밖에 없었습니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 육아 휴직 급여는 월 최대 150만원이고 이마저도 25% 는 나중에 복직하고 6개월 뒤에 주기 때문에 실제 통장에 들어 오는 돈 딱 112.5만원 입니다.

글쎄 아이 있는 집이 112.5만원으로 살 수 있을까요... 



일단은 휴직 기간에 사용할 돈을 미리 좀 모아 놓은게 있어서 이 돈으로 생활을 하면 되겠다는 계획을 갖긴 했지만 모아 놓은 돈을 계속 까먹으면서 생활할 것이 예상되니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 


** 신나는 휴직 중 계획 세우기

육아 휴직을 계획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경제적인 부분이라면 가장 좋았던 부분은 휴직 기간 중 시간을 마음껏 활용하고 계획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주말 밖에 시간이 안되었기 때문에 평일에는 퇴근해서 잠든 아이 모습만 보고 있다가 주말에 놀아 주는 것이 다 였지만, 앞으로 이제 평일에도 같이 있어 주고 육아에 참여해서 아빠의 존재감(?)을 심어 줄 수 있다는 부분이 무엇보다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혼자 계신 아버지에게 가서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몇일 동안 같이 챙겨 드릴 수도 있었고, 육아 스트레스 때문에 퉁퉁 불어 버린 와이프에게 운동할 시간과 약간의 자유 시간을 줄 수 있다 것도 좋았습니다.

그리도 회사를 그만 두고 하고 싶었던 전업 투자나 블로그 글쓰기 등도 마음껏 도전 해 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 취업을 한지 15년만에 생기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6개월의 자유 시간이 생긴다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 마무리

생각보다 아빠 육아 휴직 신청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 저출산 문제로 자녀 출산이나 휴직과 관련한 법으로 정해져 있는 제도를 활용한다고 했을 때 회사에서 거절을 하거나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빠 육아 휴직에 대한 인식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많이 활용하고 있어서 별 부담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육아 휴직을 준비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우리 나라 육아 휴직 제도는 맞벌이 부부만을 위한 제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아 휴직 급여가 현실적으로 저희 부부 같이 외벌이인 경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커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새 출산율도 너무 낮다고 해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이 많이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적인 부분이 아닐까 하네요.
아이만 낳으면 돈 걱정을 크게 안하고 아이를 키울수 있다면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의견이 잘 반영되서 좀 더 출산 관련 제도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들아.. 아빠는 돈보다 너와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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